모스 탄 전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방한 기간 중 서울 은평제일교회에서 가진 청년 대상 강연에서,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략과 연계된 핵심 인물로 ‘한팡밍(韓方明)’을 지목했다. 그는 한팡밍이 한국의 정치권과 종교계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대한민국의 선거와 여론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특히 왕후닝(王滬寧)과 함께 한국 내 ‘기이한 현상’을 초래한 인물로 지목하며, 그가 여러 정치인·종교인과 함께 찍힌 사진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협 위원 출신 한팡밍의 역할
1966년 허베이성 출신의 한팡밍은 베이징대 박사 및 미국 하버드대 방문교수 경력을 갖춘 인물로,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10기부터 13기까지 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과 공공외교 소조 조장을 역임하며, ‘공공외교개론’ 등의 교과서를 집필하는 등 중국 외교 담론 형성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정협은 명목상 자문기구지만 실질적으로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의 하위 조직으로 간주되며, 한팡밍은 그 가운데서도 대외 선전 및 우호 세력 구축을 담당하는 핵심 인물이다.
차하얼학회의 설립과 목적
2009년 그는 ‘민간 싱크탱크’ 형식을 띤 차하얼(察哈爾)학회를 설립해 주석으로 활동해 왔다. 겉으로는 국제 관계·평화·공공외교 연구를 표방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중국의 통일전선 전략을 수행하는 이른바 ‘1.5트랙’ 공작 조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차하얼학회 고급연구원을 지낸 김상순 박사에 따르면 이 학회는 ‘학회’라기보다 ‘연구원’에 가까우며, 민간 단체로 가장하고 있으나 주요 간부들의 이력은 정부·당과 직결되어 있다.
차하얼학회는 중국 전직 외교관, 정협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활동하는 네트워크 중심지로 기능하며, 추궈훙 전 주한중국대사도 퇴임 후 동북아 담당 수석연구원으로 합류한 바 있다.






집중적인 한국 내 활동
한팡밍은 스스로 “한국의 단골손님”이라고 할 만큼 자주 방한했으며, 2017년 한 해에만 매달 한 번꼴로 방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해 차하얼학회가 주최한 총 53건의 행사 가운데 약 40건이 한반도와 관련된 주제였다. 그는 연세대·국회·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한국 엘리트층과 접촉을 확대해 왔다.
2018년 문재인정부는 한·중 교류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한팡밍에게 수교훈장 흥인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차하얼 측 인사가 2017년 탄핵 정국 당시 문재인 캠프에 대선자금 지원 의사를 전달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와 논란을 빚었다.
정치·종교계 네트워크 형성
정치권에서는 김진표·문희상·정세균·김부겸·안희정·나경원 등 여야 주요 인사들이 차하얼학회 주최 포럼이나 연구소 활동에 참여하며 교류해 왔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김동연(경기도지사)·유정복(인천시장) 등을 비롯한 다수 단체장이 공동 포럼을 열거나 MOU를 체결했다.
종교계 역시 예외가 아니며, 자승·영담·도산스님 등 조계종 주요 인사들과 태고종·원불교·진각종 지도자들 역시 차하얼학회 주최 행사에 반복적으로 참석해 왔다. 이 과정에서 티베트와의 관계 단절 및 달라이 라마 방한 반대 활동에 대한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도 포착되었다.
사회적 함의와 경고
차하얼학회는 공자학원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포섭 전략을 펼쳤다면, 엘리트 중심의 정교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 사회 내에서 ‘친중 네트워크’로 기능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선거 및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침묵 혹은 간접적 개입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모스 탄이 언급한 ‘기이한 현상’은 구체적 물증보다는 교류 양상과 패턴을 통한 심증의 경고에 가깝다. 이는 제도적 투명성과 외국 영향력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팡밍과 차하얼학회는 단순한 싱크탱크를 넘어, 한국 내 정치·종교·지자체 고위층과의 깊은 교류를 통해 중국 통일전선 전략의 실질적 접점을 구축해 온 정황이 다수 보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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