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국제선거감시단(IEMT)의 기자회견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들은 한국의 6.3 대선을 ‘조직적 부정선거’로 단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투표지 훼손·개표기 조작·선거관리 위법 의혹 등 정황과 증거를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엄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런데 그 직후부터 이상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부정선거의 가장 큰 피해자이며 정치적 당사자인 국민의힘은 철저히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침묵을 넘어 모른 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부정선거’라는 말만 나오면 자동으로 혀를 씹어 삼키는 듯하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태만이 아니라 야당으로서의 정체성 자체를 포기한 처사다.
부정선거 앞에 침묵하는 정당… 국민의힘은 왜 겁을 먹었나
국민의힘의 이같은 저자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0년 4.15 총선부터 2022년 대선, 그리고 이번 2025년 6.3 대선까지 크고 작은 부정선거 의혹이 터질 때마다 이 당은 한결같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자신들의 후보가 패배한 선거에서조차 ‘공정성 문제 제기’를 주저하고, 외부 감시기관의 발표조차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첫째, 문제 제기를 하다 역풍을 맞을까 두려운 것이다. ‘음모론자 프레임’을 씌우는 여론과 언론의 공격에 질려 스스로 입을 닫아버린 것이다. 그러나 두려움은 명분이 될 수 없다. 정당이 국민을 대변하는 조직이라면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실을 밝힐 책무가 있다.
둘째, 정권에 대한 실질적 투쟁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제1야당이 정권을 상대로 투쟁보다 공존을 택한다면 이는 ‘기득권의 일부’로 전락한 것이지 감시자도 대안 세력도 아니다.
셋째, 더 심각한 가설도 있다. 당 내부에도 부정선거 구조에 일부 관여했거나, 그에 암묵적 동의한 인사들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철저히, 일관되게 침묵할 수는 없다. 외부의 ‘진상규명’ 노력에조차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무언가 감추고 있다는 의심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야당다운 야당,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지금 국민은 분노를 넘어서 허탈하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었는데도, 이에 대응해줄 정당 하나 제대로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나서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국민의힘은 오히려 불편한 기색만 내비치며 외면하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이 할 일은 뚜렷하다.
첫째, 국제선거감시단의 발표를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공동조사단을 제안해야 한다.
둘째, 선거관리시스템의 취약점에 대한 진상조사를 국회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셋째, 정치적 손익을 따지기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겠다는 원칙으로 나서야 한다.
야당이 먼저 나서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결국 그 자리는 시민들이 채울 것이다. 그러면 정당정치는 더욱 무기력해지고, 제도정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알아서 기는' 자세를 반복한다면, 그 당의 존재 이유 자체가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
끝으로, 묻는다
“국민의힘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
정권의 부당함을 비판하지 못하는 야당은 단지 권력의 들러리에 불과하다. 그럴 바엔 존재하지 않는 편이 낫다. 민주주의는 선거의 공정성에서 시작된다. 부정선거 의혹 앞에 침묵하는 야당은 민주주의의 배신자이며,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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