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 산업재해에 대해 ‘격노’하며 “건설 면허 취소” “징벌적 배상제” 등을 언급한 사건과, 2023년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임성근 해병대1사단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에 ‘격노’했다는 의혹이 비교되며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언뜻 보면 두 사건 모두 ‘격노’라는 단어로 묶이며 ‘내로남불’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것처럼 보이지만, 두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 본질과 맥락, 그리고 각 인물이 처한 위치에 따른 책임과 역할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글은 이 대통령의 ‘격노’를 법치주의 훼손이라는 비판적 관점에서, 반면 윤 대통령의 ‘격노’를 국군통수권자로서의 통솔력이라는 긍정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분석, 재구성한다.
이재명의 ‘격노’는 법치주의 농단하는 포퓰리즘
이 대통령이 휴가 중 포스코이앤씨의 산업재해에 대해 보고받고 “건설 면허 취소” “징벌적 배상제” 등을 지시한 것은 국민의 분노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법치주의와 행정 절차를 무시한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건설 면허 취소’는 명확한 법적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행정 행위다. 특정 정치 지도자가 감정적으로 “취소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행정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이다. 이는 마치 ‘판사에게 특정 범죄자를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하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징벌적 배상제’는 우리나라 법체계의 기본 원칙인 전보배상 원칙과 상충되는 개념으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이재명의 발언은 이러한 법률적 한계를 무시한 채,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여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대통령으로서 법과 원칙에 기반한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법률을 뛰어넘는 ‘격노’를 보인 것은 결국 권력 남용의 한 형태이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위험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의 ‘격노’는 법치주의에 대한 무지 또는 경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尹의 ‘격노’는 국군통수권자의 통솔과 책임감의 발로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 사망 사건 격노설’은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책임감과 통솔력을 보여준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는 발언은 단지 한 개인에 대한 동정심을 넘어, 군 조직 전체의 사기와 통솔 체계를 걱정하는 국군통수권자의 고뇌가 담겨 있다.
군(軍)이라는 특수한 조직은 지휘관에 대한 신뢰와 통솔력이 생명이다. 장병들의 희생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모든 사고에 대해 지휘관에게 무거운 책임을 묻는다면, 누가 선뜻 위험한 임무를 맡으려 하겠는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는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군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과도한 책임 추궁이 자칫 군의 사기와 전투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국군통수권자로서 군의 안정을 책임지고, 지휘관들의 사기를 북돋아 궁극적으로 국가 안보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사 개입’이라는 비판은 수사의 독립성이라는 측면에서 제기될 수 있지만, 대통령이 군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군 조직의 안정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두 개의 격노’ 다른 잣대로 봐야 하는 이유
이재명의 ‘격노’와 윤석열의 ‘격노’는 모두 사회적 비극 앞에서 터져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본질은 확연히 다르다. 이재명의 발언은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과격한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반면, 윤석열의 ‘격노’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군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한 통수권자의 책임 있는 발언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두 사건을 같은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묶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 한쪽은 법치를 훼손하는 위험한 발상이었고, 다른 한쪽은 국가 안보를 수호하려는 통수권자의 고뇌가 담긴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그 본질과 무게가 확연히 다르다. 이 두 ‘격노’에 대한 국민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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