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 속에 6.3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 직위에 오른 이재명이 또다시 헛발질을 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에서 노동자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8월 4일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감전으로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자, 그는 곧바로 “포스코이앤씨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 가능한 모든 제재 방안을 찾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듣는 순간 어처구니가 없다. 대통령이 산재 사고의 구조적 원인이나 제도적 대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대신,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면허 취소를 거론했으니 말이다. 그것도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명령을.
결국 불가능한 지시였음이 며칠 만에 드러났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건설면허 취소 검토 여부”를 묻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법률 내에서 포스코이앤씨 건설면허 취소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고 답했다. 이어 “산재 문제는 고용노동부 주관 사안이고, 국토부는 관련 의견을 제출받아 법률 범위 내에서 대응하는 게 합리적”이라 했다. 정리하자면, 대통령의 지시는 위법이자 월권이라는 것이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이재명 정치의 민낯을 보여준다. 법을 공부했다는 사람이 기본 법리도 무시한 채 ‘강한 대통령’ 흉내만 내는 꼴이다. 마치 중국공산당 수괴 시진핑이나 북한 김정은처럼 1인 권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법치 위에 서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법이 허용하지 않는 제재를 대통령 마음대로 명령할 수 없다.
웃픈 것은 이 대통령이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후진적 산업재해를 영구적으로 추방해야 한다. 올해가 산재 사망 근절의 원년이 되길 바란다”고 엄숙하게 선언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고가 난다고 곧장 ‘면허 취소’ 같은 극약처방을 입에 올리는 건, 마오쩌둥이 참새를 없애라고 지시했던 황당한 ‘참새 박멸령’과 다를 바 없다. 결과는 무엇이었나. 참새가 사라지자 메뚜기와 해충이 창궐해 농업이 붕괴됐다. 지금 이재명이 하는 방식으로 가면 한국의 건설 산업은 고사하고 산업 안전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19일 경북 청도군에서는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주변 근로자들을 치어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렇다면 이재명식 논리대로라면 코레일 역시 면허 취소 대상이 된다. 아니, 공무원이 일하다 죽으면 행정안전부를 해체하고, 군인이 훈련 중 사망하면 국방부를 없애야 할 판이다. 그뿐인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자신이 스스로 구속돼야 한다는 결론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 얼마나 기괴한 궤변인가.
산재 사고는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예방을 위한 안전 캠페인, 현장 감독 강화, 법적 책임성 강화 등 제도적 접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사고가 난다고 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면허 취소” 운운하는 건, 냉정히 말해 포퓰리즘 독재다. 대중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법적 근거도 없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허무는 행위다.
더구나 대통령의 한마디는 행정기관과 기업, 국민 모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토부 장관은 곧장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사회는 혼란을 겪었다. 기업은 불안에 떨었고, 노동자들은 오히려 ‘생존권’을 담보로 한 정권의 정치 쇼에 이용당했다. 권력자의 언어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이 대통령은 늘 법치와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정작 그의 행태는 법치와 거리가 멀다. 범죄 전과로 얼룩진 과거와 여전히 무성한 숱한 의혹들, 그리고 이번 ‘면허 취소 지시’까지, 그는 스스로를 민주적 대통령이 아니라 권위주의적 통치자로 연출하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건 독재자의 고함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법적 근거 있는 정책이다.
만약 대통령이 진정으로 산재 근절을 원한다면, 보여주기식 지시 대신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기 위한 실질적 예산 지원, 산업 현장 인력 확충, 기술적 안전 장치 도입, 고용노동부와의 협업 강화 등 할 일이 산더미다. 그러나 지금 이재명이 하는 건 전부 ‘쇼’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권력이 법 위에 서려 할 때, 민주주의는 치명타를 입는다. 대통령이 “면허 취소” 한마디로 기업을 흔들 수 있는 나라라면, 내일은 언론을, 모레는 시민단체를, 글피는 국민 개개인을 향한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발상 자체가 위험천만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중국도, 북한도 아니다. 대통령은 황제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구속되는 공복이다. 법 위에 군림하려 드는 순간, 그는 스스로 독재자임을 고백하는 꼴이 된다. 이번 ‘포스코이앤씨 면허 취소 지시’는 그 어리석음과 위험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국민은 더 이상 그의 공허한 구호와 위법적 쇼에 속지 않는다.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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