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재판의 시작인가. 21대 대통령 선거는 끝났지만 엉뚱한 곳에서 유탄이 터지고 있다. 이른바 ‘젓가락 발언’이 논란이 되더니 마침내는 의원직 제명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청원 숫자도 며칠 만에 40만 명 수준을 넘어가고 있다. 특정 사안에 국민청원을 한 사례가 여러번 있기는 하지만 이만큼 많은 숫자가 빨리 모이기는 처음이 아닌가 한다.
기세로 보아 청원숫자도 더 늘어나겠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국민여론’이라며 제명을 추진할 채비를 하고 있다. 좌파들이 흔히 하던 방식이다. 돌격대 같은 시민단체가 바람을 잡기 시작하면 동조 언론이 상황을 부풀린다.
이야기거리에 지나지 않을 사건이 큰 일이라도 터진 것처럼 가공되고 왜곡되어 당장 정리해야할 이슈로 둔갑한다. 그러면 국회에서 다시 받아쳐 더욱 문제를 키운다. 국회 차원에서 논란을 만들면 징계절차에 들어가거나 경찰이나 검찰, 공수처 같은 수사기관이 움직이게 만들고 다시 꼬투리를 잡아 문제를 더욱 부풀린다.
대선 후보 당시 이준석은 젓가락으로 여성의 특정 부위를 쑤신다는 행위는 여성 비하나 무시에 해당되지 않느냐며,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상대 후보에게 물었다. 그 말은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SNS에 올린 것이었고 이준석은 그 표현을 끌어내 선거전에서 사용한 것이다.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그같은 용어를 사용한 당사자가 감당해야 마땅하고, 집안 관리를 제대로 못한 이재명이 상당한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재명은 그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며 어물쩍 말을 돌렸고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았다.
정작 논란이 된 것은 이준석의 발언. 강도범이 물건을 빼앗아 가는데도 쫓을 생각은 않고 신고한 사람을 향해 교통신호를 안지켰다느니, 큰소리 치는 바람에 뱃속의 아기가 놀랐다느니 하며 시비붙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준석이 거친 말을 한 적도 없고, 비속어를 쓴 것도 아니다. 그만한 말도 하면 안되는 일인가.
TV토론에서 이준석 후보의 해당 발언이 적절했는가의 판단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죽기살기로 흥분할 일도 아니고 국회의원직을 제명해야 한다고 떼지어 난리칠 일은 더더욱 아니다. 그 말이 적절하지 않았다면 당사자가 욕을 먹던 비난을 받던 정치적으로 책임을 감수하면 그만이다.
이재명은 욕을 하고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가. 아마도 그의 정치적 활동이나 업적보다도 더 세상에 그의 이름을 알린 것은 형수에 대한 쌍욕 때문이 아닌가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입에 담을 수도 없고, 글로 옮겨 적을 수도 없는 쌍욕을 자기 형수에게 퍼부었다가 그 녹취 파일이 시중에 나돌아 충격을 주었다.
세상에 그런 욕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거나 너무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거나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에 재임했을 때 측근의 부당 채용, 법인 카드 편법 사용 등 범죄 수준의 비행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기기묘묘한 방법을 동원해 단식하고 입원하고를 반복하며 재판을 끌었다. 재판 질질 끌기에는 ‘폐문부재’ ‘수취인 불명’ ‘변호인 선임 기피’ 같은 방법도 동원했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법을 농락한 것이다. 뻔히 그 속을 알면서도 맞장구를 쳐준 법원도 분통터지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이재명이 대통령직까지 차지한 것은 법을 희롱한 역대급 뻔뻔함과 진영 논리에 갖힌 좌파 판사들과 권력의 부침에 따라 처신을 달리하는 기회주의 판사들이 결탁한 결과다. 올바른 법집행만 이루어졌어도 그가 국회의원이 되는 일도, 국회의 다수당이 되어 배추밭에 말달리듯 국정을 분탕질 치는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집단 몰매는 대통령이 된 이재명이나 그의 아들, 배우자에 대해 어떤 시비도 하지 말라는 경고이자 시범 케이스일 수 있다. 누구든지 시비를 걸면 이렇게 혼이 날거라는 본보기인 셈이다. 타겟으로 정해진 인물을 잔혹하게 짓밟을수록 겁주기 효과는 커진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함부로 덤비는 외부의 적을 초토화시키는 본보기이면서 내부 추종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이 그동안 해온 행태에 비추어보면 코피 터지게 당하는 모습이 고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고 손뼉치며 동조할 수는 없다. 그기 당하는 일은 다른 사람의 일이 될 수 있고, 언젠가는 나에게도 다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집단들은 꼬투리가 됢만한 일이 있으면 그 일을 트집잡아 부풀릴 것이며, 꼬투리가 없으면 ‘이러저러한 의혹이 있다’거나 ‘누군가의 제보를 받았다’는 식으로 괴담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미 이골이 날 정도로 익숙한 일이기는 하지만. 선거도 끝나고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개혁신당 대표로 돌아갔다. 그런데도 후폭풍이 점점 더 거세지는 현상은 인민재판식 테러라고 할만하다. 대통령 권력까지 차지한 이재명과 그의 추종자들은 비판의 싹이라도 보이면 인정사정 보지 않고 뭉갤 것이다. ‘이준석 사태’는 그 조짐 같기도 하다. 바야흐로 인민재판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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