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잇따라 벌어진 반중(反中) 시위를 직접 겨냥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 온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이번 조치가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추진된 점에서, 중국 눈치를 본 ‘굴종적 입법’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 국회 한중의원연맹 회장)은 2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요 골자는 △특정 인종·국가·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혐오 집회 금지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모욕성 집회를 제한 통고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법안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 13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최근 일부 집회가 특정 국가와 인종을 노골적으로 혐오하고 폭력적 행위를 선동하고 있다”며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집회를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중국인 무비자 입국 시행 이후 혐중 시위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결합해 더욱 격화되고 있다”며 사회적 혼란을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여러 차례 반중 집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특정 국가와 국민을 향한 괴담과 혐오 발언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이는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자해 행위”라고 규정하고 “관계 부처는 해외 관광객 안전을 위협하는 혐오 선동을 철저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법안 발의 시점은 시진핑 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시기와 맞물린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중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국내 반중 여론을 억누르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과거 광우병 괴담으로 반미 선동·사드 배치 반대 시위·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선동으로 반일 시위를 주도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세력이 이제 와서 특정 국가 혐오를 운운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수년간 촛불집회와 각종 반미·반일 시위를 자유로운 표현과 민주적 저항권으로 적극 옹호해왔다. 그러나 반중 정서가 확산되자 돌연 ‘혐오 집회’라는 딱지를 붙이며 금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다.
헌법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는 본질적 기본권으로 존중돼야 한다. 물론 혐오·차별 조장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지만, 이를 이유로 특정 국가를 향한 정치적 표현까지 원천 봉쇄하는 것은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의 이번 법안은 ‘표현의 자유 보호’와 ‘혐오 방지’라는 두 가치 중 후자를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정작 권력자와 외국 정부의 이해를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더불어민주당은 줄곧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외쳐 왔다. 그러나 이번 반중 시위 금지법은 정권의 불편한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특정 외국 지도자의 체면과 외교적 관계를 위해 국민의 입을 막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행위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입법 공방을 넘어, 대한민국이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는 자유민주국가인가, 아니면 권력과 외세에 종속된 국가로 퇴행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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