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수)

[조정진칼럼] ‘1면 톱기사 실종’ 워싱턴 중앙일보의 굴욕

‘국제선거감시단 “6.3 한국대선 부정선거 확실”’ 기사 삭제
권력·사주 홍석현·광고주·선관위? 과연 누구의 압력일까
‘보도윤리’가 아닌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이라면 심각
“역사적 보도” 평가 직후 ‘언론의 자기검열’로 자충수
언론 틀어막는다고 언제까지 진실마저 침몰하진 않아

6월 27일(현지시간) 자 워싱턴 중앙일보 1면. 거기엔 ‘국제선거감시단 “6.3 한국대선 부정선거 확실”’이라는 충격적인 톱기사가 실렸다. ‘내셔널프레스클럽서 기자회견/사전투표 당일투표 격차 너무 커/중국·북한 개입 의심 사례 넘쳐나’를 부제로 뽑았다. 전날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국제선거감시단(IEMT) 기자회견 내용을 다룬 이 기사는 다수의 미국 전직 고위관료와 선거전문가, 법조인이 발표한 “2025년 6.3 한국 대통령선거는 조직적 부정선거였다”는 성명과 구체적 증거들을 소개하며 한국 정치권과 언론이 침묵한 사안을 정면으로 다뤘다.

 

그러나 이 기사는 며칠 만에 온라인판에서 흔적도 없이 삭제되었고, 뒤이어 발행된 지면에서도 해당 톱 기사가 사라졌다.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 보수층과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교민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누가, 왜 ‘진실의 1면’을 지우게 만든 것인가?

 

해당 보도는 미국 내 한인 언론이 처음으로 IEMT 기자회견을 1면 톱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장에 있던 취재기자는 회견에서 공개된 선거 조작 패턴, 전자개표기·QR코드 조작 의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불투명성 등 IEMT가 밝힌 의혹을 충실히 소개했다.

 

그러나 기사 삭제 이후, 중앙일보 미국본사 측에서는 “편집상 혼선이 있었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톱기사로 실은 것은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흘렸다. 이는 해당 기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사안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비판을 자초했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 중앙일보 관계자는 “해당 보도 직후 한국 본사와 광고주로부터 강한 불만이 제기되었고, 워싱턴 지사에 사실상 기사 철회 지시가 내려왔다”고 증언했다. 특히 한국 중앙일보 본사(회장 홍석현)는 “한국 정치에 민감한 내용은 더 신중히 다루라”는 명목으로 워싱턴 지사의 편집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는 이 과정이 ‘보도윤리’가 아닌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이다. 워싱턴 중앙일보는 미국에 기반을 둔 독립법인 구조를 갖고 있지만, 한국 본사 및 대형 광고주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구조적 약점을 이번 사태에서 그대로 노출했다.

 

기사를 문제 삼은 일부 인사들은 “국제선거감시단의 신뢰성에 의문이 있다”거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기자회견을 여과 없이 소개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기자회견은 전직 미 국무부 대사, 연방 판사 출신 인사, 선거 전문가들이 배석한 공식 성명 발표 자리였고, 영상과 증언, 통계자료 등이 동반된 정식 브리핑이었다. 이를 단순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건 오히려 의도적인 왜곡에 가깝다.

 

더구나 미국의 보수 매체들과 독립언론은 이 내용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워싱턴타임스는 광고성 기사이긴 하지만 별도 지면을 통해 IEMT 발표를 대대적으로 소개했으며, 어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수십만 건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워싱턴 중앙일보만이 이 ‘진실의 목소리’에 등을 돌린 셈이다.

 

이번 사건은 단지 하나의 기사 삭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해외 언론조차 한국의 정치적 압력과 눈치를 의식하며 자기검열을 자행하게 만든 ‘언론 후진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다.

 

워싱턴 중앙일보는 ‘이민 1세대의 권익을 대변하고, 언론의 자유와 진실을 추구하겠다’는 창간 이념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 정신이 정치적 계산과 외부 압력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내부 양심 있는 기자들이 사직서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기사를 내린다고 진실이 사라지진 않는다. 오히려 진실을 묻으려는 행위는 더 큰 의혹과 분노를 낳을 뿐이다. 언론이 침묵할 때, 독자들은 스스로 진실을 찾기 시작하고, 언론에 대한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진다.

 

워싱턴 중앙일보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해명을 내놓든, 이미 ‘1면을 내려버린 언론’이라는 역사적 오점은 지울 수 없다. 언론은 권력의 시녀가 아닌 시민의 눈이어야 한다. 지금은 언론이 ‘보도할 권리’보다 ‘보도하지 않을 자유’를 택한 시대다.

 

그러나 그 침묵의 대가를 누가 치를지는, 머지않아 역사와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다.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조정진 기자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