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묘한 광기(狂氣)에 휩싸이고 있다. 시장경제·법치주의·전통가치·국가 안보를 외치는 평범한 시민이 어느 날 갑자기 ‘극우’라는 낙인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언뜻 보면 히틀러나 무솔리니를 추종하는 폭력 세력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한 일은 무엇인가?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서 나라를 걱정했을 뿐이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투표지 분류기의 이상한 움직임을 촬영했을 뿐이다. 정부의 과도한 세금 정책이나 반시장적 입법을 비판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극우’라는 폭력적 언어가 이들을 향해 칼날처럼 휘둘리고 있다. 누가, 왜, 무엇을 위해 이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가?
“태극기를 들면 극우?”
이아무개 할머니 사건은 그 본질을 보여준다. 70세가 넘은 이 할머니는 서울 도심에서 ‘대한민국을 지켜주세요’라는 손팻말을 들고 조용히 1인 시위를 하다 젊은 좌파 유튜버들에게 몰카와 조롱, 욕설을 당했다. 그 영상은 SNS에서 “극우 노인쇼”라는 자막과 함께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할머니는 울먹이며 말했다. “나라 걱정하는 게 죄가 되나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23년 보수 시민단체가 개최한 대규모 애국집회에서도 "극우 폭력집단이 도심을 점령했다"는 제목의 기사들이 줄줄이 보도됐다. 그러나 집회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질서정연한 행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가족들, 찬송가를 부르는 어르신들만이 보일 뿐이다.
최근엔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과 산업혁명·새마을운동으로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든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왜곡되고 폄하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현장탐방을 주로 하고 있는 리박스쿨’에 대해 대부분의 매체들은 “극우 교육기관”이라고 매도했다. 건국 대통령과 부국 대통령인 이승만·박정희를 제대로 교육하는 게 어떻게 극우 성향의 역사관을 가르키는 것인가.
“전한길도 극우라면, 이 나라는 끝난 것이다”
2025년 자유우파 진영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민 언론인 중 하나인 전한길 ‘전한길뉴스’ 대표도 이 프레임의 희생자다. 그는 국가 정체성과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한민국 현대사를 해설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그를 “극우 유튜버”라며 당내 갈등의 불씨로 삼는 행태가 벌어졌다.
전한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극우는 폭력을 선동하는 자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단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임을 지키자고 말했을 뿐이다. 이게 극우라면, 이 나라는 끝난 것이다.”
“극우 프레임은 북한의 언어다”
VON 김미영 대표는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좌파가 ‘극우’라고 외칠 때, 그 구조는 북한의 종파 숙청과 똑같다. 반동·종파분자·이탈자·수정주의자… 낙인을 찍고, 고립시키고, 제거하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반체제 인사들에게 구호용 언어를 붙여 대중 심리에 낙인을 찍은 뒤 물리적 제거에 들어간다. 그 시작은 늘 언어다. ‘반동’이라는 단어 하나로 인민재판이 시작되듯, 대한민국에서도 ‘극우’라는 말로 공적 담론에서 퇴출당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영방송, 당신들이 ‘중립’인가?
더 심각한 문제는 이 프레임이 단순히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댓글에서만 돌아다니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KBS·MBC·YTN·JTBC 등 주요 방송은 특정 정치 성향의 인물이나 집단을 다룰 때 “극우 논란”이라는 말을 자동반사적으로 붙인다. 이는 이미 편집 방침이 된 듯하다.
예를 들어, 2024년 광화문 자유우파 대규모 집회를 두고 다수 방송은 “극우 세력의 결집” “혐오 표현이 난무한 극우 집회” 등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는 “대한민국 헌법 수호” “자유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는 시민과 아기를 안고 나온 젊은 부부들도 있었다.
‘국민’ 전체를 ‘극우’라는 외피 속에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언론이 아니라 정치 선동 병기
이제 언론은 권력의 감시자가 아니다. 선동의 병기, 이념의 창이 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검열당하고, 정치적 다양성은 사라진다. 특히 2025년 대선을 전후로 이재명정부를 비판한 인사나 언론인들이 무더기 기소되거나 방송 출연 금지를 당하면서, 극우 프레임은 마치 정치적 검거영장처럼 사용되고 있다.
“애국은 죄가 아니다. 비판은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에서는 그렇게 되고 있다.”
“극우” 프레임의 해체 없이 민주주의 없다
오늘의 결론은 분명하다. ‘극우’라는 단어는 더 이상 중립적 설명어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자유시민을 침묵시키기 위한 이념의 흉기이며, 야당과 언론, 심지어 일부 보수세력까지가 공범으로 참여하고 있는 정치적 언어 폭력이다.
이 프레임을 걷어내지 않고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복원될 수 없다.
다시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던져본다. △태극기를 들면 극우인가? △선거의 공정성을 묻는 것이 혐오나 음모론인가? △가정을 지키고, 법치를 지키려는 시민이 왜 정치적 제거 대상이 되는가? △이들에게 ‘극우’라는 낙인을 찍는 자들은 누구이며, 그 이득은 누가 가져가는가?
대한민국은 이제 ‘극우’라는 이름의 침묵 강요를 끝내야 한다. 국민이 침묵하지 않는 한, 진실은 결국 살아남을 것이다.

작가·언론인
세계일보 기자·문화부장·논설위원
한국통일신문·시사통일신문 편집국장·대표
스카이데일리 논설주간·발행인·편집인·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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