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4 (수)

[사설] ‘내란 몰이’의 칼날, 이 나라는 지금 누구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가

헌법 제77조를 부정한 특검 수사, 이것이야말로 헌정 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사설] ‘내란 몰이’의 칼날, 이 나라는 지금 누구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가

헌법 제77조를 부정한 특검 수사, 이것이야말로 헌정 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중대한 분기점이 놓였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대통령의 고유 통치 권한에 속하는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규정하며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 사형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것이다.
 
이 구형은 단순한 형사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이 명시적으로 부여한 대통령의 통치 권한을 형사 범죄로 재단하려는 시도이며, 국가 위기 상황에서의 결단 자체를 범죄화하는 위험한 헌정 파괴 행위다.
 
헌법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논쟁의 핵심은 단순하다. 대한민국 헌법은 계엄권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
특검은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헌법 조문을 그대로 보자.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①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② 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한다.

③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④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

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이 조문 어디에도 계엄 선포를 사후적으로 형사 처벌하라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헌법은 계엄권을 사법 판단의 대상이 아닌, 정치적·헌정적 통제의 영역으로 설계했다.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특검
그럼에도 특검은 헌법 제77조의 구조를 무시한 채, 통치 행위를 형법의 영역으로 강제 이동시켰다.
이는 단순한 법 해석의 차이가 아니라 헌법 위에 사법 권력이 군림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헌법은 대통령의 계엄권 남용 여부를 국회의 해제 요구(제77조 제5항)라는 정치적 절차로 통제하도록 설계했다. 그럼에도 특검은 이 헌법적 통제 구조를 건너뛰고 사법 권력으로 직접 국가 결단을 단죄하려 들었다.
 
이는 법치의 강화가 아니라 사법의 월권이며, 헌법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오늘 계엄이 ‘내란’이 된다면, 내일은 외교·안보·대북 정책의 모든 결정이 사후적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것이 과연 정상 국가의 모습인가.

 

주권자인 국민의 분노는 헌법 훼손에서 비롯된다

 

이번 구형 이후 대한민국 사회에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은 이미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이 선고하고 있다.


“‘내란 몰이’의 칼날, 국민은 조은석 특검팀에게 ‘사형’을 구형한다.”

이 표현은 실제 형벌을 요구하는 법적 주장이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통치 권한을 부정하고 국가 결단 구조를 파괴한 사법 폭주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응축된 상징적 언어다.
중립을 상실한 수사,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번 수사를 지켜보는 국민 다수는 묻고 있다. 이 수사는 과연 헌법에 기초한 법 집행인가, 아니면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기획된 표적 수사인가.

특히 박억수 특검보 등 수사팀 핵심 인물들이 보여준 편향성과 공격적 언행은 이미 사법의 절제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형 구형은 법률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
 
‘내란’의 남용은 헌정을 붕괴시킨다
‘내란’은 국가 공동체를 전복하려는 폭력적 범죄를 지칭하는 최후의 개념이다. 헌법이 명시적으로 허용한 통치 행위를 여기에 끼워 맞추는 순간, 내란은 법적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 낙인 도구로 전락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잉 단죄가 아니라 헌법적 절제다. 사법은 권력을 견제해야 하지만, 동시에 국가가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결단 구조는 존중해야 한다.
 
역사는 다시 묻는다
이번 사안은 특정 인물의 유·무죄를 넘어선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결단 가능한 국가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사법의 정치화로 마비된 국가로 전락할 것인가를 가르는 시험대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복수가 아니다.
헌법 제77조를 부정하지 말라는 상식이다.
그 상식을 무너뜨린 책임은 언젠가 역사의 법정에서 엄중히 물어질 것이다.

사법이 헌법 위에 서려는 순간, 그 칼날은 결국 대한민국 전체를 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