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 실패보고서 2 | 계백을 보아라… 죽을 각오 없이 계엄도 혁명도 말하지 말라
계엄과 혁명은 선언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총량으로 평가된다. 이 기준을 역사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 인물이 백제의 장수 계백이다. 계백은 출정에 앞서 가족을 모두 죽이고 전장으로 향했다. 이는 비극의 찬양이 아니라, 실패의 비용을 공동체가 아닌 자신에게 귀속시키겠다는 각오였다. 살아남아 변명하거나 책임을 분산시킬 언어를 스스로 차단한 결단이었다.
이 기준에 비추면, 계엄이나 혁명을 입에 올린 순간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영역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면 요구되는 태도는 하나다. 실패까지 계산하고, 실패의 대가를 국민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 각오가 없었다면 그런 선택은 애초에 내려져서는 안 된다.
문제의 핵심은 실패 이후의 행동이다. 실패가 가시화되더라도 권한은 즉시 소멸하지 않는다. 권한이 남아 있는 동안, 그것은 변명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 보호와 국제 설득을 위한 의무다. 따라서 실패가 분명해진 즉시 다음을 실행했어야 한다.
정치에서 공백은 중립으로 남지 않는다. 메시지의 지연과 실행의 공백은 곧 주도권의 이동을 뜻한다. 실패 직후 국제·국내 설득이 즉각 작동하지 않자, 반대 서사가 프레임을 장악했다. 비판 진영에서는 전과 이력과 다수의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정치 인물(이재명)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속에서 종북 성향·급진적 이념 세력이 그 공백을 흡수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는 문제 제기를 지속해 왔다. 사실 판단과 별개로, 이러한 흐름이 현실 정치의 불안으로 작동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의도 논쟁이 아니다. 권한이 있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다. 권한이 남아 있는 한, 트럼프 당선자와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국민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미국 정치와 언론은 상징과 타이밍에 반응한다. 실패 직후 트럼프 당선자와의 직접 소통은 국제 프레임을 선점하고 국내 결집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 창구였다. 이를 놓친 대가는 컸다.
계백의 가족 살해는 결코 모방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기준은 분명하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려면, 되돌림의 언어를 남겨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실패했다면, 권한이 있는 한 끝까지 국민을 보호하고, 트럼프 당선자와 국제사회에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하라. 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공백은 힘이 되어 돌아오고, 그 힘은 오늘의 한국을 존망의 경계로 밀어 넣고 있다. 역사는 이 공식을 단 한 번도 예외로 둔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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