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이 마침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이른바 ‘평양 무인기 의혹’을 이유로 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은, 법 집행이 아니라 안보 통치권에 대한 사법적 응징에 가깝다. 이는 범죄 수사가 아니라, 정권 교체 이후 전직 통치자를 상대로 한 정치 보복의 사법화이며, 헌법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사법부는 구속 만기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증거인멸 우려’라는 형식적 사유를 들어 다시 한 번 신병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 결정은 법리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국가 안보의 현실 앞에서도 설득력을 잃었다.
사법부가 문제 삼는 ‘평양 무인기 의혹’이란, 재임 당시 대통령이 북한 내부 군사 동향 파악을 위해 무인 정찰 자산의 운용을 승인·지시했다는 사안을 말한다. 수사기관은 이 정찰 활동이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켜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에 해를 끼쳤다며, 이를 형법상 일반이적죄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구체적 피해 발생, 적국에 대한 실질적 이익 제공, 군사적 실패 결과 중 어느 하나도 입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치권자의 ‘의도’와 ‘판단’을 문제 삼은 전례 없는 해석이다. 정찰은 도발이 아니라 방어이며, 정보 수집은 적을 돕는 행위가 아니라 적을 경계하기 위한 국가의 기본 기능이다.
헌법 제66조 제2항은 대통령에게 국가의 독립과 영토 보전, 국가 안전을 수호할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대한민국 헌법상 여전히 주적으로 규정되는 존재이며, 그 군사 동향을 감시·정찰하는 것은 대통령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의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이러한 안보 결단을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안보 현실보다 정치적 파장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자인한 것과 다르지 않다. 적의 위협을 감시한 행위가 범죄라면, 앞으로 어느 통치자가 법적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보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법원이 제시한 추가 구속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은 24시간 국가 경호 체계 아래 있으며, 관련 기록 대부분은 이미 대통령기록물로 봉인된 상태다. 물리적으로, 제도적으로, 현실적으로 증거 인멸이 불가능한 피의자를 계속 구금해야 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명백한 별건 구속이며, 하나의 혐의가 소진될 때마다 새로운 의혹을 덧씌워 구금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법치주의의 핵심인 불구속 수사 원칙은 사실상 폐기되었고, 사법부는 수사기관의 요구를 그대로 승인하는 ‘영장 발급 창구’로 전락했다.
이번 추가 구속 결정은 법리적으로도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적성국을 상대로 무인 정찰 자산 운용을 승인했다고 해서 형사 책임을 묻는 사례는 없다. 이스라엘 총리가 군사 정보 작전을 승인했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일도 없다. 안보 판단을 사후적으로 처벌하는 국가는 민주국가가 아니라 통제 국가다.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정권이 바뀌자 안보 결단이 범죄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사법의 결합이 만들어낸 정치적 현상이다.
이번 추가 구속은 윤석열 개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안보 결단을 처벌하는 국가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헌법이 부여한 통치권의 존엄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분기점이다.
오늘 사법부가 휘두른 영장은 정의의 칼이 아니다. 그것은 법치를 가장해 헌법 질서를 베어내는 흉기다. 안보를 범죄로 만든 자들은 당대의 권력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대가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미래가 될 것이다.
사법부는 지금이라도 정치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벗고, 헌법이 부여한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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